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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by 새콤한딸기🍓 2024. 9. 15.

 

뭔가 몽글몽글한 분위기에
힐링을 줄 수 있는 책을
선물하고 싶다며
반강제로 선물 받은 책이다.

표지가 내 스타일인데?


힐링해 줄 것같은
메뉴판 이름은 더 마음에 들었다.





이 예쁜 까페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갈까?

이 도도카페에 온 사람들이
가지고있던 모든 상처를
살면서 한번씩 겪어 봤어서
더욱 공감도 가고 위로도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라"
라고 명령이 아니라 소로리의
귀여운 메뉴와 곁들여진 비유로
따뜻하고 온화하게 스며드는
힐링에 빠져들었다.

가끔 위로가 필요할때 꺼내보기위해
내가 인상깊게 생각했던
힐링 구절을 남겨본다.



도도새 액자가 걸린 도도카페의 사장
소로리

 

 


- 그대만의 정답 -

스페니시 오믈렛

< 도쿄 직장인 가호 >


"풀칠한게 떨어졌다면

나중에 다시 붙이면 되니까요"

처음부터 잘 공들여 완성한 작품과

중간에 수정항 작픔은 완성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짜집기하면 완벽한 결과물이

돨수없지않을까?

"이 오믈렛도 몇 번이고 다시

만들었기 때문에 맛있게 완성된 건데요"

처음부터 레시피대로 했다면 잘 됐을까?

"아니요. 몇 번이고

저 나름대로 만들어봤기 때문에

여기에 도달한 겁니다.

자기 페이스와 기준이라는건

좀처럼 바뀌기 쉽지 않거든요"

자기만의 기준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완성작이 나왔다.

레시피는 달걀전체를 쓰라고 나와있지만

미세하게 더 맛있으려면

노른자만 사용해야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이 오믈렛은

저만의 정답 레시피인겁니다.

손님만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애써도 그렇게 돼버린 일에

책망해봤자 소용이 없다.

풀은 몇 번이든 다시 붙이면 되는거니까.

"풀은 마를 때까지 시간이 걸리니까요.

천천히 차분하게 그 자체예요"

페이스는 사람마다 다르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 결과  

도도는 멸종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돌이킬 수 있는 일이라면

풀칠을 다시 해서 제자리로 돌려놓자.

할 수 있는 것들은 미리 준비해 놓자.

 

 

 

 

- 상처받지 않도록 -

오이 포타주

< 아버지 장례를 치룬 가즈키 >

 


목숨의 크기에 차이는 없다.

비교할 수 없다.
'아버지와 돌아가신 것과

같은 산상에 놓으면 안 되지'
'다안다'라는 식으로 아름답게

포장한 미사여구를 토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받지 않은 포타주?
이름이 왜 그러죠?

그냥 차가운 오이 스프 아닌가요?

"냉정스프이기 때문이예요.
차가울 '냉', 조용한 '정'
마음이 평온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상처를 받는 겁니다.

그래서 가능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오이는 영양성분도 풍부하지만

오이는 몸의 필요 이상의 수분도 배출시켜줍니다.

누군가에게 무슨 맣을 듣고

상처를 받았거나 뭔가 우울한 일이

생겼을 땐 오이를 먹고

밖으로 배출해버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 말에 가즈키는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사람들이 배려한다고 해준 말이

오히려 저를 힘들게 하고

하나하나 전부 상처가 되었어요.

"실제로 그 사람들이

한 말에 상처 받은게 전부예요.

상대가 나를 위해서 한 말이냐 아니냐

그건 중요하지 않고요.

그분들이 정말로 손님 편일까요?

스스로 좋은 말을 한다는

기분에 젖어 있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진심으로 공감한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건 어랴은 일이라고 소로리가 말한다.

"말은 소중하게 다뤄야죠"

"싫다고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어물쩍 넘기지 말아야합니다.

떠오르는 그대로의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돼요.

그걸 말로 표현 하느냐아니냐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양생은 몸을 돌본다는 의미의 단어인데,
그림을 그릴때 잉크가 번져서 묻어있곤 해요.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미리 커버를 씌우죠. 그게 양생이예요"

상처받지 않도록, 오염되지 않도록

미리 커버를 씌워둬야합니다.

상처를 받았다 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손수건을 꺼낼 여유가 없다고 하셨는데,
순서를 반대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손수건을 먼저 꺼내는 거예요.
그러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잖아요."

손님이 들은 말들은 이 대야에 씻어서 흘려보내세요.
마음의 상처를 씻어내는거죠.

'여기에 물 받아놨아가 나에게 물을 주는 것도 좋겠네요'

"잘 알고계시네요. 사용 방법은 다양합니다"

 

 

 

- 시간을 되돌리는 -

버섯 아히요

 

"어제 만들어둔 아히요 오일에

파스타를 추가한 거예요.

어제의 맛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죠.

그래사 이건 시간을 되돌리는 아히요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네요.

저 역시 멋대로 단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싫으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똑같은 말을 하다니, 너무 한심해요

"알지 못했던 것글 알아간다는 것,

그게 중요합니다"


이걸로 무엇을 만들지

예상이 되시나요? 저는 알겠습니다.

퇴비를 만들어 정원에 영양제로 쓰려는 거예요.

하지만 낙엽이 퇴비가 되려면

앞으로 반년 이상은 걸릴 텐데요.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서둘러서 좋을 건 없으니까요.

부엌으로 돌아온 소로리가

밤 껍질 의에 칼로 뭔가를 새기고 있습니다.
"가운데에 열십자를 넣고"
그런 다음에 오븐에서 30분쯤 구울 예정입니다.

디시 천천시 기다릴 시간입니다.

완성된 군밤은 버터와 소금을 얹어서

먹을 거라고 하네요.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 맞군요.

 

 

 



- 자신감을 주는 -

앙저터 토스트


'투명망토를 쓰지도 않았는데

왜 나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거지?'

재미있는 이름의 토스트가 있던데,

빵도 여기서 직접 만드시는 거예요?

"네, 맞아요. 제빵기를 샀거든요"
충동구매를 했다고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메뉴가 완성돠었답니다."

갈색빛으로 잘 구워진 두꺼운 토스트에

알갱이 모양이 제대로 살아있는

팥소를 잔뜩 올려놓았다.

큐브 형태의  버터가

팥소 위에서 녹아내리고 있다.

아카리는 서둘러 양손으로

빵을 들어 올렸다.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졌다.

녹은 버터가 주르륵 손가락을 타고 흐르자

당황해서 얼른 입으로 가져간다.

바삭한 식감에 이어

포슬포슬한 팥소의 달콤함이 따라온다.

"이 팥소에는 사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요"
"팥과 쌀 누룩만 가지고 만들었어요"


"누룩의 힘을 빌려 발효시키면

전분이 당분으로 바뀝니다."

원래있던 성분이 누룩의 힘으로 맛있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특성을

잘 살리면 감칠맛

즉 자신감이 되는 것이라고 가르쳐주었다.

"살아가는 의미는 뭘까요?"

소로리는 한동안 팔짱을 낀 채

촛불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렇게 골똘이 생각하면서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삶 자체일지 모르겠어요"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한 목적도 아닌,

단지 그 순간을 응시하는 것.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며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곧 살아있는 의미가 아닐까.

그렇게 소로리가 생각하는

나름의 삶의 의미를 가르쳐주었다.
"존재에서 의미를 찾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으니까 존재하고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게 나다.

당당하게 가슴 펴고 살자.

때로는 망토의 힘을 빌려

세상에 몰래 섞여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걸 싫다고 거부하지 말고

아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자.

자신감을 주는 앙버터 토스트를 먹었으니까.

"멈추지 않고 계속 걷는 게

더 이상 견디기 힘들면

망토를 뒤집어쓰고 도망치면 돼"
소로리 말이 맞습니다.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고

애쓸 필요는 없으니까요.

소로리가 남은 팥소를

팥빵을 만들어볼까,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봄이 오면 벚꽃 소금 절임을

얹어서 벚꽃 팥빵으로

만들어도 맛있을 거 같네요.

카페 도도의 가게 안에서는

촛불이 어렴풋이 흔들리고

이내 곧 구워질 빵 냄새가 떠다니고 있습니다.

 

 

 

첫 봄바람에 실어 보낸 말

 

일흔을 맞이란 지금도 젊을 때와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정력적으로 일하는

자신의 모습에 무쓰코 스스로도 놀라곤 한다.

체력적 쇠퇴와 노화를 느끼며

이 일을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라면 계속하면 된다.

굳이 멈출 필요는 없다"라고

등을 떠밀어준 사람은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카페 도도의 주인 소로리다.

"당시엔 바쁘게 일하지 않으면 불안했어요"
"마치 참치처럼요,

참치는 움직이지 않르먄 죽어버리잖아요"
소로리는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나날이었다.

그런데도 일은 끝이 없었다.
"자네라면 할 수 있어"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 애썼지만

시간이 갈수록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게 되었다.
"자네답지않군"
그때의 심정은 마치 엉덩이를

두들겨 맞고 억지로 뛰어가는

동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무엇를 위해 살아가는 걸까?'

당시 나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많은 후배들이 나를 따랐고,

나에게 의지하는 상사들도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혼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고독은

오롯이 혼자 있을 때의 고독과 전혀 다르다.

내가 있을 곳이 없었고

내가 존재하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외롭다기보다는, 훨씬 절실하게 괴로웠다.


"발버둥치기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렇게 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끝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차피 절멸할 운명이라며

포기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

살아가는 의미가 애매해진다.

"사치를 누린다는 게 뭘까요?"

 

"평온하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무쓰코에게 시폰 케이크 한 조각을 잘라서 건넨다.
"인생은 자기만의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서로 나누면서 서로 이해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 케이크는

'의미가 있는 시폰 케이크'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살아 있는 의미, 존재하는 의미,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의미,

그 모든 것에 의미가 있으니까.

소로리는 거즈 천을 감은 옷걸이를

대야에 담갔다가 천천히 들어올린다.

그리고 손에 든 옷걸이의 물기를

털어내득 허공을 향해 흔들었다.

거대한 비눗방울이 두둥실 떠올라

봄바람에 실려 날아갔다.

"상처 입은 말들, 상처 준 말들,

모두 훨훨 날아가라"

"비눗방울이 아니고 말방울이에요.

언령, 말에 깃들어 있는 혼이죠"

 

 

 

 

 

 

 

 

 

 

여름 - 가을 - 겨울 - 봄

으로 계절이 변화하면서

나에게도 봄바람을 주는 것 같았다.

한그릇 뚝딱! 처럼

책 한 권 뚝딱.

 

뿌듯하면서도 힐링되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을 선물해준 분께

고마움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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