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팝콘이 피어오른 날, 책 한 권을 가지고 공원에 나왔다. 따뜻해진 봄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나의 보석 같은 부분을 알아봐 주고, 늘 옆에서 믿고 지켜주는 분이 선물해 주신 책이다. 서점에 가면 사람들은 보통 "베스트셀러"의 책을 많이 고르는데, 사실 베스트셀러의 책은 내용보다 "유명한 작가"가 쓴 책이 보통 오른다고 한다. 그래서 언니는 늘 마음에 닿는 코너에서 책을 고르는데, 우연히 만난 이 책이 너무나도 언니에게 큰 보물로 다가왔다고 설명한다.
책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이미 힐링! 고맙습니다. 정말로. 이 감정을 기억하기 위해 내용기록을 남긴다.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 작가 : 김은주 (구글 수석 디자이너 - 유퀴즈 출연자)
- chapter 1 :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 chapter 2 :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면
- chapter 3 : 세계 최고의 천재들과 일하면서 배운 스마트한 일의 기술
- chapter 4 : 느려도 좋으니 끝까지 나답게
- chapter 5 : 영어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닫기까지
- chapter 6 :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것들
300만 대 1이라는 살인적인 경쟁률을 뚫고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 입사하게 된다. 그곳에서의 첫 1년은 지옥이었다. 구글에는 세상 천재들이 다 모여있었다. 그녀는 입사 6개월이 지났는데도 일의 맥을 못 짚었고, 적응이 안 됐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붙었을 뿐, 나는 여기 있을 실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려고 미국까지 왔는데 나는 여전히 개구리구나. 그것도 너무나 형편없는 개구리...'. 동료들 앞에서 내 밑전이 드러날까 봐,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들통날까 봐 무서웠다. 매일매일 자괴감과 공포가 밀려왔다. 무기력에 빠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할 일을 계속 미루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매일 과식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당연히 성과 등급도 최악이었다. 이렇게 1년 가까이 악순환이 계속되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전문 상담사를 찾아갔다. 내 이야기를 들은 상담사가 말했다.
내가 나를 자책하고 채찍질할 때 내 몸은 어떻게든 버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자괴감에 빠져나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나갔고, 2020년 성과 평가 시간이 다가왔다. 구글의 성과 평가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잔인하고 가차없기로 유명하다. 서로가 서로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시간,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이 과정 속에서 직원들은 스트레스로 두통, 복통을 앓고 갖은 신경증으로 고통받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성과 평가가 시작된다는 메일이 왔다. 나는 지난 1년간의 깨달음을 담아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제목으로 구글 전체 그룹에 메일을 보냈다. 업무 능력이나 평가가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나누고 싶었다.
그 결과,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사내 부서 이곳저곳에서 개구리들의 커밍아웃이 이어진 것이다. 자기도 우물 안 개구리라고, 나와 같은 고민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이런 메일을 보내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모두들 나와 같은 심정으로 각자의 괴로움과 외로움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문제가 아니라, 우물 안에서 불행하게 사는 개구리가 문제였다. 우물이든 바다든 행복하게 살면 된다. 내가 아닌 바다 개구리가 되려고 하지 말고, 바다 개구리가 된 척하지 말고, 그냥 나로 행복하게 살면 된다. 그러면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그로 인해 불행해지지 않는다. 우물 안 개구리가 어때서? 나는 개구리로 태어났고, 그래서 개구리로 산다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태어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지를 알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내 이름은 김은주입니다. 행복한 개구리예요!
우린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망설이는 나를 밀어줄 친구와 방아쇠를 당길 용기라는 생각을 해 본다.
늘 그랬듯이 지나간 일은 항상 모자란 듯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의 내가 완벽할 리 없다.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제의 나 역시 볼품없다. 일주일 전의 나도 그렇고, 1년 전 나도 그렇다. 그런데 그 모자란 듯한 내가, 하루를 살아 내고 일주일을 살아 내고 1년을 살아 낸 다음, 몇 년이 지나서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훌쩍 성장해 있다.
서른 살을 나답게 살아 내면, 마흔 살엔 더 단단해진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나를 포장한 껍데기는 벗고 다른 여러 가지 옷을 입어 보자. 그래야 내가 어떤 모습이 어울리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
갑각류는 성장을 위해 반드시 현재의 껍데기를 벗고 맨살인 시간을 지나야 한다고 한다. 그 맨살의 과정과 시간 없이는 더 큰 껍데기로 옮겨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성장의 시간에는 반드시 성장통이 따르는 듯하다. 담을 그릇이 커졌으니 이젠 열심히 채워 볼 참이다.
< chapter 1 :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
* 할 일은 많은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나에게 좀 더 관대해져도 된다"
1. 그날 그날 해야 할 일을 기록하기, 그리고 그 일을 했을 때마다 칭찬하기
2. 떠오르는 대로 노트에 적어서 머리에 있는 걸 밖으로 쏟아내기
할 일을 외면하면서 생기는 불안감이 'to do 리스트'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반쯤 해결된 듯 느껴졌다. 리스트에 적힌 일 2가지 해내면 새로운 일 3개쯤 더 생기기 일쑤였다. 그래도 진행 여부가 보이니 막연함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불어 들었다.
* 흔들리지 않는 강한 자존감을 갖고 싶다면
커리어 장수의 비결은 재미있게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다. 재미를 느끼려면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하고, 커리어를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자존감으로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마음의 분리수거"
1. 남길 것 : 나에 대한 칭찬과 긍정적인 생각
2. 버릴 것 : 마음 쓰레기
1) 과거의 경험과 기억으로 현재의 나를 괴롭히는 것
2)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3)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일로 현자의 나를 겁주는 것
3. 피할 것 : 부정적이고, 염세적이고, 빈정대는 사람과 콘텐츠
우리 모두에게 매일 24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시간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고, 생각한다. 마음 공간에 아예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막연히 기분이 언짢은 상태, 우울한 상태, 괴로운 상태를 그냥 두면 안 된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원인을 파악하고, 나의 내면과 만나야 한다.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나 자신을 만나야 위로도 하고 치유도 한다.
* 매일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다면
"자존감 근력 키우기"
1. 감사노트
잠들기 전 혹은 수시로 10분 정도 노트에 글을 쓴다. 감사한 일 3가지, 잘한 일 3가지, 아쉬운 일 3가지를 적는 것이다. 감사노트를 쓰다 보면 감사한 마음과 순간을 좀 더 오래 기억하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생긴다. 글은 생각을 구체화해 마음과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생각을 머릿속에 두지 말고 노트에 두어야 한다.
2. 마음에 좋은 양식 섭취하기
1) 독서 : 속도와 양보다 천천히, 꾸준히 마음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
2) 좋은 강연 듣기 : 마음의 힘을 가지려면 마음을 진단하고 표현할 수 있는 어휘력을 늘려야 한다.
3. 즐거움 분산하기
감정이 상하는 이유는 내 감정에 올인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 부캐(부차적 캐릭터)를 만들어 활동 중인데, 블로그를 만들어 활동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부캐는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는 호기롭지 못한데, 부캐는 아주 뻔뻔하고 능청맞다.
* 스트레스 주는 인간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1. 마인드 컨트롤
1) 나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 자신의 일과 업이 즐거움을 주지 못하면 이것부터 고민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이기려면 일에서 오는 보람과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데, 일에서 재미를 못 느낀다면 고민해야 한다.
2) 현재 직장은 나의 직업을 실현하는 수많은 옵션 중 하나다. 따라서 직장과 내 인생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난 언제든 떠날 수 있다.
3) 직장은 노동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곳일 뿐 뭔가 배우는 곳이 아니다. 배우는 게 목적이라면 학교나 학원에 가야 한다.
4) 다른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애초에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5) '배울 게 없다'는 말은 내 배움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경험을 해도 누군가는 배워서 성장하고, 누군가는 제자리걸음만 한다. 딱 하루만 속풀이, 화풀이, 술풀이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6) 그날그날 감정 분리수거를 한다. 버릴 것은 빨리 버리고, 남길 것은 곱씹어 자존감을 높인다.
2. 상황종료
인생은 종종 무엇이 더 나은가의 선택이 아니라 무엇을 더 참을 수 있느냐의 선택이다. 더 버티는 게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얼른 '손절'이 답이다.
* 부정적인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7가지 방법
1. 시간 채우기
보통 시간 여유가 있으면 잡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잡생각이 떠오를 틈을 주지 않는 작전이다.
2. 알아채기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3. 다른 사람의 말에 큰 의미 두지 않기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잘 보면 그들 역시 불안정하고 아픈 사람들임을 알게 된다.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연습과 동시에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은 최대한 차단하거나 멀리하는 게 좋다.
4. 과거와 싸워 이기기
과거의 트라우마나 나를 괴롭힐 때가 있다. 절대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나를 망가뜨리게 두지 않겠다는 의지, 내가 받은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의지.
5. 일기 쓰기
막연한 감정을 그냥 두지 않고 글로 써 보면 훨씬 생각이 맑아지고 내가 얼마나 허망한 일로 괴로워하는지가 보인다.
6. 여행하기
일상에 너무 매몰되지 않도록 여행을 떠난다.
7. 운동하기
운동은 마음 건강의 일등 공신이다.
*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건 도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실패가 내공의 밑거름이 되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1. 작은 것부터
실패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그 둘의 차이가 확연하다. 회사 입사까지 큰 실패 없이 승승장구한 사람은 실수나 실패하지 않으려고 큰 프로젝트나 책임 있는 일을 맡기 꺼려한다. 그뿐만 아니라 일이 잘 안 되었을 때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수습을 잘 못하고, 회복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실패와 수습을 많이 해본 사람은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든지,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든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습하려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2. 복기하기
성공의 결과보다 중요한 것이 과정의 복기다. 무엇 때문에 실패했고, 무엇 때문에 성공했는지 복기해서 시스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원인을 파악하고 변수를 체크하면서 다시 시도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 원인을 타인에게 넘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실패의 원인은 내가 내 일을 주도적으로 끌고 간 게 아니라 끌려갔기 때문이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3. 끝까지 간다
실패와 복기를 반복하면서 실패의 원인을 하나둘 제거하고, 새로운 변수로 다시 시도하면서 될 때까지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강연을 하게 되면 나의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을 나누곤 한다. 내 성장에 그 실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결과 어떤 성공을 이루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괜찮아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죠"
< chapter 2 :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면 >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7가지 방법
1. 공을 던지자
우선 공을 던져야 한다. 공을 던져 봐야 손맛이 생기고, 파울도 치고, 땅볼도 치고 그러다 홈런도 치게 된다. 인생에 한방은 없다. 운도 잡을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운은 결국 내가 던진 공이 돌아온 것이고, 돌아온 공을 방망이로 제대로 쳤을 때 만루 홈런을 치는 것이다.
2. 확률을 올리자
내 손에 어떤 공이 맞는지, 나는 어떤 공을 잘 던지는지 알아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러 개의 공을 여러 곳으로 던져야 한다. "뭐 하나만 맞아라" 정신이면 된다.
3. 시작부터 잘하려는 욕심을 버리자
4. 실패를 기준점으로 삼자
그동안 잘해 오고 크게 실패한 경험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실패하지 않을 안전한 일만 골라서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5. 실패와 나를 동일시하지 말자.
'이번엔 잘 안 됐네'가 아니라 '난 망했어'가 되는 순가, 나 자신이 쓸모없고 무가치하며 보잘것없고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실패는 그저 여러 가지 현상의 하나일 뿐 그 자체가 '나 자신'은 아니다.
6. 실패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7.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말자.
까짓 안 죽어!
* 아직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면
-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맞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 기질과 성향에 맞아야 재미가 있다. "월급은 재미없는 일을 하는 대가인데, 일이 재미있다니 반대로 돈을 내고 회사에 다니셔야겠네요"
어떤 직업, 사업을 할지 고민하기 전에 나는 어떤 기질을 지녔는지, 어떤 성향인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 기질과 성향으로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안다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수월해진다. 중요한 건 내가 그 일을 "왜"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에서 단 10퍼센트의 재미만 느낄 수 있어도 훌륭한 직업이다. 일주일 40시간 중 4시간 정도 말이다. 일주일에 4시간을 정말 재미있어서 행복을 느끼며 일한다면 당신은 훌륭한 직업을 가진 것이다.
* 한 번의 성공보다 백 번의 실패가 차라리 더 나은 이유
타고난 재능이 없음을 한탄하는 것도, 상상 속 멋진 지금을 꿈꾸며 지금의 나를 부정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성과물을 부러워하는 것도 지금의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타고난 재능은 없으나 타고난 성실함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고, 고뇌보다는 실천의 행위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으며, 타인의 삶이 아닌 온전히 내 삶에 포커스를 맞추고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생겼다.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 혹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것도 금물이다. 우리는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기어 다니기도 전에 걷는 사람은 없다. 이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난 앞으로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실패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나의 스펙, 주변의 기대, 내가 만든 허울이든 껍데기가 아닌 나의 본질과 맞닥뜨려야 한다. 내가 디딜 땅과 주춧돌과 시작점을 알고 나면, 그때부터는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 그 집은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패를 두려워하고 혼란을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아직 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나를 만들 수 있다. 지금껏 지어온 집을 아깝다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집을 지으면 된다.
*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았는 가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 때 미술 과목 100점을 맞았다.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 그즈음 내 마음속에 막연히 미술을 하고 싶다는 불씨가 생겼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글 쓰는 것 또한 내가 꿈꾸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 중 하나다. ' 어떻게 살고 싶은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 이 질문에 충분히 고민되어 있지 않으면 멘붕에 빠진다.
* 영어 점수도 없는 나를 미국 명문 대학원이 합격시킨 이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구나! 역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찔러봐야 한다. 밑져야 본전, 아님 말고니까.
< chapter 3 : 더 잘하고 싶은데 내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
* 모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최고의 능력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기업은 문제 해결자를 찾는다. 채용 면접 과정의 핵심은 지원자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량, 이를테면 "사고력, 통찰력, 창의력,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결국, 면접은'문제 발견 - 문제 정의 - 문제 해결' 3종세트를 보기 위함이다.
면접관이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을 빌딩 밖으로 대피시키는 계획을 디자인해 보세요"라고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면접관도 안다. 이럴 때는 더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빌딩의 형태, 입주자 규모, 출구의 형태 종류 등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에게 디자인 시 필요한 질문을 해서 '질문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좋은 질문은 좋은 해결책만큼이나 중요하다.
"당신은 창의적인 해결사입니까?"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 한다. 이력서에 본인이 무슨 문제를 발견했고,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문제 발견 - 문제 정의 - 문제 해결'에 대한 내용을 원한다. 능숙한 기술자는 이미 많고,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해서 필요를 채울 수 있다. 풀타임 인력을 뽑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장기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성공을 끌고 갈 두뇌를 뽑고자 한다.
*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 해야 할 것 ]
1. 회사 수익 모델 이해하기
내가 다니는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회사의 비전이 나의 디자인 철학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내 타협의 선을 긋는 출발점이다.
2. 큰 그림 이해하기
아이디어가 구현되기까지의 회사의 전체적인 과정과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해도, 구현하기까지 전부 돈이기 때문에 득 보다 실이 많은 아이디어일 수 있다.
3. 우선순위 매기기
모든 이슈는 1) 우선순위를 매기고, 2) 타협하고, 3) 적정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빈도 :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가?
2) 가시성 : 사용자에게 얼마나 쉽게 노출되는 문제인가?
3) 치명도 : 얼마나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는가?
[ 하지 말아야 할 것 ]
1. 고집부리기
내 입장이 있다면 상대방에게도 입장이란 게 있다. 나만 옳다는 생각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내 의견을 조정하는 건 타협(양보)이 아니라 조율(균형 있게 바로잡음)이다. 우선순위의 기준이 일관되어야 하고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2. 적 만들기
타협을 하다 보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다. 말이 뾰족해지기도 하고,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기도 하고, 나중에 정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보다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해져서 신경전을 벌이다가 이슈는 흐려지고 말싸움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늘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모두가 원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성공이지 누군가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물론 가끔 나와 싸워 이기는 게 목표인 사람을 만나는데, 그런 사람에겐 그냥 져 주고 내 갈 길 가는 게 장기적으로 나에게 이익이다.
3. 함몰되기
중요한 건 제품 자체보다 내가 이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고 다음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제품은 실패했을지 몰라도 나는 성장할 수 있다. 그럼 성공한 거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고도 어떤 이는 성장하고 어떤 이는 좌절의 늪에 빠진다. 선택은 나에게 달려있다.
완벽주의 딸아이가 왜 이 문제의 정답이 2번인지 모르겠다고 답을 알려달라며 힘들어했다. 그럴 때 남편은 "1번, 3번, 4번이 확실히 아니지. 그러니까 2번이 답이야"라고 설명했다. 정답이어서 정답인 게 아니다. 다른 게 정답이 아니니 차선이 정답인 거다.
* 330만 통의 이력서 중에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법
2013년 삼성전자 신규 입사자 오리엔테이션에서 어느 임원이 해 준 조언이다. "삼성인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삼성인은 이미 많습니다. 여러분이 삼성인이 되는 순가, 여러분은 그저 'One of them'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여러분을 뽑은 이유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나의 오리지널 색을 잃어버리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커리어에서 필요한 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통하는 필살기만이 아니다. 각자가 지닌 개성 또한 자신만의 색이 될 수 있다. 조화를 잘 이루는 사람, 리더십이 있는 사람, 남들을 재미있게 하는 사람, 웅변력이 있는 사람, 위로를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 잘 웃는 사람, 엉뚱한 상상을 잘하는 사람 등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색이 있다. 나를 잘 들여다 보고, 나는 무슨 색의 사람인지 알아채고, 내 위에 덮인 얼룩을 걷어 내고, 내 본연의 색을 아름답고 단단하게 만들어 가면 된다. 그럼 돌덩이도 보석이 된다.
* '홈런을 쳐 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에 내가 한 답변
"팀의 성공은 홈런 타자 한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홈런 타자 한 사람이 빠졌다고 무너지는 팀도 좋은 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짝 1승이 아니라 다승 팀이 되기 위해서는 2군 선수들과 스태프까지 모두 어우르는 팀워크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나온 여러 회사는 늘 해당 분야에서 치고였는데, 그건 한 사람의 홈런 타자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성공하는 팀의 일원이었다는 것은 곧 저의 성광이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구글에 들어와서 처음 경험한 문화 충격 5가지
1. 매주 열리는 전 직원 미팅, TGIF
TGIF(Thank God, It's Friday)는 구글 전 직원이 모여 이런저런 돌아가는 회사 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내가 받은 문화 충격은 이 미팅이 매우 가볍고, 심지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유재석과 신동엽처럼 사회를 보며 매우 유쾌하고 편안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래리와 브린은 구글을 '함께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2.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도리
도리(Dori)는 구글 미팅에서 사용하는 사내 질문 시스템 이름이다. 직원들은 사전 질문을 입력할 수 있다. 질문은 미팅 중 실시간으로도 올라오고,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순서대로 정렬이 된다. 구글의 입장이나 책임을 묻는 실랄한 질문들도 올라오고, 사전에 입을 맞출 시간도 없고 실시간으로 오픈된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질문이라 빼도 박도 못하고 순서대로 답해야 한다. 여기서 답을 제대로 못 하거나 얼버무리면 그에 대한 실망한 직원들은 다른 회사를 찾는다. 적어도 실리콘 밸리에서는 회사는 갑이 아니라 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3. 개방성과 투명성
구글은 거의 모든 문서가 서버에 있다. 작업도 클라우드를 통해서만 한다. 그래서 어느 컴퓨터든 회사 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업무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문서는 '공유'가 기본이다. 개방성을 경험한 일화가 있었다. 인사팀에서 '구글 긴축 재정' 문서를 공유하였는데, 글로벌 경기침채로 인해 복지삭감, 승진규모 줄이는 등 다소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었고, 도리에 회사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올라왔다. 직원들 복지를 줄여 푼돈을 절감할 것이 아니라 CEO가 맡는 월급의 1퍼센트를 줄일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거친 대화가 오갔다. 구글 직원들은 회사가 뭔가를 숨기려 할 때 격분한다. 그리고 그 화를 당당히 표출하고 변화를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4. 자발적 공유와 협력
구글 직원들은 시키지 않은 일을 참 많이 한다. 하의상달 문화. 이는 달리 말하면 위에서 시키는 것들을 잘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산성과 효율의 관점에서 보면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이도 많다. 이를 자발성이라 해야 할지, 넘치는 자기애라고 해야 할지 경계가 애매한 지점에 있다. 하지만 자발적 동기 없이는 창의력이 생길 수 없다. 창의력이 클 수 없는 조직은 쇠퇴하기 마련이다.
5. 영향력 중시
구글에 들어와서 가장 적응하기 어렵던 부분이 팀별로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런 사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구글에 오래 다닌 동료에게 물었더니 해 준 말이다. 무언가를 정리해서 가지려 하지 말고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면 된다는 조언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서 하는 게 이곳 문화이고, 하기 싫은 일을 시키면 옮길 회사는 얼마든지 널려 있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도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마켓 대상으로 수익원이 안정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나중에 버려질 일도, 지연되는 시간도, 뭉개는 직원들도 포용할 여유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여유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박이 나는 엉뚱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고, 스케일이 큰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그해 벌어 그 해 살아가야 하는 기업은 부서별로 역할과 책임을 정확히 구분해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게 된다.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마지막인 것처럼 늘 최고의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해 보는 데 한계가 있다.
* 구글의 천재들이 일하는 법
1) 어떤 설루션도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똥인 줄 알았는데, 된장인 경우가 실제 있다.
2) 똥인 것을 증명하는 일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똥을 싸고 밑을 닦아야 개운하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3) 현업에서 수십 년 경험을 쌓은 분들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연륜이 가진 내공의 힘은 종종 과학을 뛰어넘는 요술을 부리기도 한다.
구글은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 보는 테스트를 한다. 출시 직전에 취소되는 과제들, 심지어 한 팀에서 이미 먹어보고 있는 똥을 다른 팀에서 가져와 또 먹어본다. 맙소사! 업무 효율 관점에서 본다면 최악의 자원 관리이고,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어마어마한 손실을 방임하는 것이다. 구글에서 오래 일한 동료에게 왜 이러는지 물었다. "그러면 어때? 그게 어때서? 혹시 알아? 똥을 된장으로 만드는 신기술을 만들어 낼지? 똥 된장 거름의 효과를 발견할지?"
누구든, 뭐든, 성이 풀릴 때까지 해 보길 권장하는 문화와 시스템. 아이디어 단계에서 싹을 자르지 않고 놔두는 자유방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뭘 배웠는지를 묻는 가진 자의 여유. 이것이 구글 혁신의 핵심이 아닐까? 혁신은 똥밭에서 자란다. "그게 뭐 어때서?"
*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내가 수시로 확인하는 것들
1. 중심 잡기
리더는 중심을 잡는 사람이다. 배의 키를 잡고 방향을 정하거나 무게 중심을 잡아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리더는 미래를 보고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맡겨야지 일일이 컨펌하려 드는 건 일종의 직무유기다. 간혹 의사결정을 미루는 보고를 접하곤 하는데, 난 그럴 경우 항상 "담당자의 의견은 무엇인가요?"라고 되묻는다. 해당 문제를 가장 잘 알고 고민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담당자다. 고민이 충분히 안 되어 있을 때는 질문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담당자 스스로 답을 내도록 중심만 잡아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2. 나의 불안을 전가하지 않는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일은 불안할 때 하는 행동이다. 우왕좌왕하거나 횡설수설하거나 짜증이나 화내는 등 리더의 불안한 감정이 표출되는 행동은 팀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다 같이 불안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불안한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불안함을 자주 느낀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더 큰 리더가 될 수 있다.
3.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리더의 역할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느냐고 리더가 물었을 때 담당자가 겁을 먹고 문제를 숨기거나 문제를 덮거나 거짓보고를 한다면 조직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를 바로 잡는 것은 리더의 숙제다.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건강하고 창의력 있는 조직을 만드는데 중요한 덕목이다.
4. 코칭과 멘토링
리더는 팀원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다. 그러게 위해서는 팀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침원의 장단점과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5. 권한과 책임 부여
리더는 대신 책임져 주는 사람이 아니다. 담당자가 책임을 지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책임 없는 권한은 무의미하다. 믿고 맡기면, 그리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면 훨씬 주도적으로 일하게 된다.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실패에 대해 책임질 기회도 주어야 한다. 담당자는 자신의 몫을 책임지고, 리더는 리더의 몫을 책임지면 된다.
* <라따뚜이>가 가르쳐 준 새로운 재능 발견하는 법
1. 관찰
많은 문제의 답은 일상에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을 때는 관찰에서 시작한다. AEIOU 기법 활용도 도움이 된다.
2. 단계
관찰을 하다 유용한 것을 발견하는 단계다. 아는 만큼 보이고, 필요가 기술을 만들고, 관심이 끈기를 만든다. 보석을 찾으려면 원석을 볼 수 있는 눈과 경험이 필요하다.
3. 팀 찾기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와 잘 맞는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4. 함께 쌓기
각자 관찰하고 발견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내가 가진 것과 파트너가 가진 것을 융합한다. 함께하는 이들과 합을 맞춰 보는 과정이다.
5. 확대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는 단계다. 가설을 만들고, 플랜 A, B, C를 만들고, 관련된 아이디어를 붙여서 확대한다.
6. 변형
변형은 두 가지 관점의 시도가 필요하다.
관점 1) 초기 데이터, 직감, 아이다어의 재해석
관점 2) 빌드 업 된 아이디어를 두고 이게 최선인지, 다른 방식은 없는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는지 등 최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는 것이다.
7. 도구 찾기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좁혀지면 이젠 그걸 만들 툴을 찾아야 한다. 어떤 툴을 사용해야 할지 모를 때는 전문가에게 문의한다.
8. 만들기
아이디어 실현. 만들어보는 것이다. 단순한 시제품일 수도 있고, 스케치일 수도 있다. 처음부터 너무 잘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애자일(Agile) 방식'으로 빠르게 만들어서 여러 번 수정과 반복을 거치는 게 좋다.
9. 실험
테스트 단계다. 구글에서는 팀푸드, 피시푸드, 도그푸드와 같은 여러 자체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제품이 출시된다. 도그푸딩(Dogfooding)은 자신이 만든 제품을 직접 써 보는 것이다. 그런데 구글 도그 푸딩의 치명적인 결함은 테스터가 구글 직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구글 제품이 '덕후스러운'이유라고 생각한다.
10. 설명과 설득
<라따뚜이>를 보다가 무릎을 친 순간이다. 지붕 굴뚝에서 옥수수를 굽다가 번개를 맞아 옥수수가 팝콘이 된 그 맛, 탄 맛도 아니고 불 맛도 아닌 그 맛에 '번개 맛'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지만 누구도 맛본 적 없는 번개 맛이 세상에 탄생하는 순간이다. 자신의 콘셉트에 브랜딩을 입히고,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의 마지막 단계다. 무엇이 주인공 레미를 최고의 요리사로 만들었을까? 바로 호기심과 실행이다. 최고가 되는 비밀은 멋진 계획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에 있다.
'모두가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는 없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 chapter 4 :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서른 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들 >
- 느려도 좋으니 나답게 -
* 나답지 않은 것들을 억지로 하지 말 것
나는 가끔 나만의 여행을 떠난다. 숲과 그 숲을 향해 만들어진 야외 덱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잘 살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나에게 상처 난 곳은 없었는지, 앞으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
노자는 물의 7가지 성질을 인간이 가져야 할 올바른 덕목 7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올바른 덕목이란 인간관계, 리더십 등 자기 수양의 근간이 되는 덕목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 수유칠덕 '물에는 7가지 덕목이 있다'
1. 겸손 : 물은 높은 곳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이 바다로 흐르는 이유는 바다가 가장 낮기 때문이다. 겸손한 사람은 스스로 바다가 되어 주변 사람들이 절로 흘러들게 하는 물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리라.
2. 지혜 : 물은 흐르다가 막히면 돌아간다. 돌아갈 줄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
3. 포용력 : 물은 무엇이든 다 받아 준다. 산천의 생명수가 되어주고, 인간의 온갖 나쁜 짓도 다 받아 준다.
4. 융통성 : 물은 스스로의 형태가 없다. 담긴 그릇 모양대로 변화무쌍한 모습이 물이다.
5. 인내 : 물길을 따라 흐르다가 떨어지는 물은 단단한 바위도 뚫는다. 하루아침에 뚫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끈기와 인내로 뚫어낸다.
6. 용기 : 때로는 절벽 밑으로 폭포가 되어 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햇빛에 의해 공중을 ㅗ증발해 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물은 몸을 부수는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다.
7. 대의 : 물은 그렇게 흘러 바다가 된다.
노자는 기원전 6세기경 사람이다. 수천 년 전에 이런 깨달음과 철학과 사상을 세울 수 있던 것은 오롯이 '사색과 물음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린 너무 많은 정보 속에 살고 이다. 온갖 정보가 필터링 없이 내 머리로 들어가고, 그게 또 되새김 없이 내 생각으로 자리 잡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내 생각'을 만들기 위해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물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만의 인생철학과 생각이 있어야 껍데기가 아닌 '나'로 살 수 있다.
* 하루에 교훈 3가지씩만 적어볼 것
매일 잠들기 전 오늘 얻은 교훈 3가지를 기록한느 습관을 가져 보면 어떨까. 1년이면 1095개 교훈을 얻게 되고 3년이면 3000개가 넘는 교훈이 쌓인다. 3000개를 적어보는 정성쯤은 들여야 득도의 경지에 오르지 않을까?
* 1등이 아니라 완주를 목표로 할 것
산을 오를 때는 내가 가진 체력의 한계를 잘 알고 분배해야 한다. 정상에 오르겠다는 치기로 힘을 다 써 버렸다가는 내려올 기운 없어 주저앉아야 한다. 민폐 중에 민폐다. 특히 혼자 오를 때는 더더욱 나 자신의 한계를 감지하면서 돌아갈 타이밍을 정해야 한다. 동성의 쌍둥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난감할 때가 서로의 페이스가 다를 때다. 둘은 서로 비교하거나 비교당하면서 큰다. 태어날 때부터 비교대상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나만의 절대 속도가 아닌, 상대 속도를 의식해야만 하는 인생이 되었다. 부디 아이들이 각자의 속도계대로 비교에 휘말리지 않고 컸으면 하는 바람이다.
* 누군가의 성공을 진심을 기뻐해 줄 것
* 숫자보다 사람을 먼저 챙길 것
사람이 먼저다. 사람을 챙겨야 사람이 성과를 만든다. 사람의 냄새, 사람의 목소리, 사람의 감정 그 안에 답이 있다.
*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 것
어렸을 때 나는 경험하지 않은 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보니 사람의 경험이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꼰대는 그런 한정적인 경험이 전부인 줄 알고 그것에 의존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너무 쉽게 다른 이를 판단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배포가 다르고, 감수성의 농도가 다르고, 상황을 분석할 지력도 다른데, 그 누가 나의 고통을 '그까짓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공감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듣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행위에서 끝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잘못된 필터링은 오히려 공감의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보다 공감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누군가가 아닐까 싶다.
*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나아갈 것
"당신이 가는 곳이 다 길이다"
빨리 걸어도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이라서 위험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니 다들 겁낼 뿐이다. 돌아가도 괜찮다. 돌아가며 만난 인생 겸험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쉬어가도 괜찮다. 길이 있어 걷는 게 아니라 내가 걸어 내 인생길이 된다.
< chapter 5 : 영어 포기자이던 나를 살린 공부법 >
- 영어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닫기까지 -
* 영어를 잘 못해도 주눅 들 필요가 없는 이유
여러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전적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80%는 비언어적 표현, 즉 표정, 몸짓, 목소리 톤, 말의 속도, 눈빛, 손짓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면에서 나는 영어를 잘하는 그녀보다 훨씬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지고 있다. 나는 경청하는 능력이 좋고, 오픈 마인드로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으며,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고, 상대의 의견을 준중해 대화를 이어 나가고, 그래서 결국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 낼 줄 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주눅 들고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부각하고 내가 가진 것을 하찮게 만들어 버리는 실수를 종종 한다. 하지만 내가 가진 보석들을 돌멩이로 치부할 이유는 없다. 내가 가진 매력을 인지하고 충분히 내 것으로 즐길 때, 그때 비로소 내가 빛난다. 내가 아닌 것으로 감싸고 숨기고 치장하면 할수록 진짜는 사라지고 가짜만 남는다. 사람들은 가짜를 금방 알아차린다. 내가 가진 보석이 빛을 내지 않으면, 사람들은 본인들이 가진 잣대로 값을 매긴다. 내 보석 값은 내가 매긴다.
*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게 해 준 특별한 공부법
영어는 (다이어트, 운동도 마찬가지) 방법의 문제라기보다는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에 달렸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본인에게 맞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그러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습관화하자.
< chapter 6 : 5년 후 나는 뭘 하고 있을까? >
-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것들 -
* 내 인생을 바꿔 준 한 장 짜리 도표 'Me 팩트 테이블'
나는 이직의 방향을 잡기 위해 'Me 팩트 테이블'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러고 나니 가야 할 길이 분명해졌다.
*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잡테크의 원칙
재테크의 기본은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다. 잡테크도 마찬가지다. 준비하는 기간과 노력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안 될지도 모르는 일에 내 시간과 노력을 과도하게 들이는 건 잘못된 투자다) 작은 일을 해 나가면, 그것들이 복리처럼 쌓여서 튼튼한 실력과 내공의 깊이를 만들어 낸다. 잡테크에서 상품 가치는 내 행적이 잡통장에 찍힐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준비가 돼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고 준비하는 거다. 순서를 헷갈리지 말자. 이것이 잡테크의 제1법칙이다.
* 내가 구글과 아마존을 동시에 지원한 이유
* 매년 12월이 되면 하는 일이 있다. 그해의 주요 성과를 정리해서 이력서 업데이트 하기, 지인들에게 안부 인사 메시지 보내기, 2년 후, 5년 후, 10년 후를 상상해보고 해야 할 일 점검하기. => 나도 하기!
구글과 아마존 면접을 하고 돌아오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구글은 모든 채용 과정이 위원회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데,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로 유명한 회사다. 이때 속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경쟁사를 활용하는 것이다. 남이 탐내는 물건은 나도 탐이 나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협상에 유리한 칼자루를 쥐게 된다.
* '취업하려면 대학원이 필수인가요?'라는 질문에 내가 늘 하는 대답
지금은 어느 때보다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학교 졸업장이 밥 먹여 주던 시대는 지났다. 단지 이력서에 한 줄 보태려는 게 목적이라면 무모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미국 대학원 기간이 커리어에 자양분이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1) 네트워크 : 대학원에서 쌓는 인맥이 경력 발전시켜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2) 전문성 키우기 :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대학원 과정을 통해 무엇을 채우고 싶은지, 그것이 앞으로 커리어에 어떻게 쓰일지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나는 비즈니스 전문성, 인간에 대한 이해(인간 공학, 인지 심리학),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었다.
3) 미국사회 정착 : 학생비자(F1)로 재학 중에 1-2년 기간에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려면 취업 비자(H1) 보중의 부담을 안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보증 없이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훨씬 덜하다.
내가 입학한 IIT (이 illinois institute of techology : IIT) 디자인 대학원은 체계적인 인간 중심 디자인을 교육하는 곳이다. 학교의 목표가 디자인을 깊이 연구하고 산업 사회의 디자인 리더들을 배출해 내는 데 있기 때문에 학사 과정 없이 석박사 과정만 있다. 발표 시간은 늘 3분, 이 안에 설득할 수 없는 아이디어는 갖다 버리라는 게 교수님 이야기였다. 여름 방학 때는 CPT 자격이 생겨 미국 기업에 지원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면접을 본 후 나는 작은 포트폴리오 책자를 전해 주었다. 면접관은 여러 학생과 면접을 했을 텐데, 조금이라도 나를 더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혹시 짐 풀다가 내 포트폴리오 책자가 눈에 띈다면 나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지 않을까? 혹시 귀찮아서 책자를 버린다 한들 손해 볼 건 없는 일이었다. 나의 인생철학, '아님 말고'의 태도. 그렇게 합격을 받고 내 힘으로 마련한 등록금으로 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었다. 부족한 생활비 충당을 위해 신문 배달이며 한글학교 선생이며 N잡러가 되어야 했지만, 내 삶을 책임지기 위해 기꺼이 N잡러가 되어 살아 내는 나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 기업들이 일 잘하는 사람보다 태도 좋은 사람을 찾는 이유
모토로라, 퀄컴, 삼성전자, 구글까지 프로이직러이자 프로 채용관으로 쌓은 경력이 어느새 25년이 되었다. 그간의 이직과 채용의 경험을 정리해 본다.
1. 추천 또는 소개
구직 시 첫 관문의 프리 패스가 될 수 있는 게 바로 추천(Re-ferral)이다. 추천은 낙하산과 다르게 오롯이 나의 인격과 실력의 소산이다. 이력서와 면접만으로 좋은 인력을 찾아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내부 추천이다.
2. 평판
지원자라면 지원한 회사에 내가 아는 인맥이 여럿 있을 경우 채용 담당자에게 알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언제 누가 나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을지, 혹은 언제 이런 도움이 필요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매사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3. 추천사
나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만으로는 10퍼센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이력서가 비슷비슷해 보일 테고, 포트폴리오는 자세히 안 볼 것이 뻔하다. 기업이 원하는 인성, 팀워크, 리더십과 같은 무형의 역량은 도무지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로 보여 줄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제약을 보완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나의 역량을 강조해서 보여 줄 수 있도록 지인들의 추천과 평가를 요약해서 넣는 방법을 생각했다.
개인 웹사이트를 운영하던 시절에는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 동료들의 추천사를 넣었다. 지금은 비즈니스 전문 SNS인 링크트인이 활성화된 덕분에 링크트인의 추천서 기능을 활용한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받은 평가 리뷰 중 나의 역량을 잘 나타내는 문구들을 모아 한 장 분량으로 정리했다. 남들이 좋다니 좋은 거 아닐까 하며 호기심을 유발하고, 여러 사람이 좋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하는 정서적 긍정 효과라고나 할까?
4. 인맥 쌓기
가장 간단한 인맥을 쌓는 방법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착하게 사는 것이다. 25년이 지난 지금 그것을 넘어서는 요령을 아무리 생각해 보려고 해도 그것 말고는 묘수가 없다. 만약 학교를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공부나 성적, 학위보다 더 중요한 게 네트워크라고 말해 주고 싶다. 지나가는 인연이라 가볍게 보지 말고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많은 채용관이 말하는 공통점이 있다. 잘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을 원한다. 한 사람의 천재에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좋은 사람이 협업으로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훨씬 지속 가능한 성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직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인맥은 곧 나의 인격과 실력인 것이다.
*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은 면접의 기술
시중에 나와있는 책과 인터넷에 [면접 준비, 태도, 예상 질문, 예상 답변, 연습 방법]등 기본적인 사항은 충분히 숙지하고 준비해놔야 한다. 모든 지원자는 기본적인 준비는 잘 되어있기 때문에 승부는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서 갈린다. 면접관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 중 다음 4가지는 꽤 효과적이다.
1. 주도할 것
대게 지원자는 자신을 질문받은 사람으로 여기고 질문에 답할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어 스스로 인터뷰 진행자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면접관은 나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내 이력서를 보지도 않았으며, 나와 무슨 대화를 할지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전제하는 게 좋다.
2. 숙제를 해줄 것
면접관들은 면접이 끝나면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는다. 그러니 역으로 면접이 끝난 후 의견서를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대신 정리해서 메시지를 세뇌시키는 게 필요하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이므로, 대부분의 의견서는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1) 기술 영역 : 해당 직책에 적합한 역량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전문성,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프레젠테이션, 실행력 등을 주로 살핀다. 나의 기술 역량 세 가지를 정리해 면접 시 반복해서 강조하도록 한다. 이때, 다른 지원자에게는 없는 나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스토리'로 엮으면 금상첨화다. 단어를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스토리는 쉽게 기억되기 때문이다.
2) 소프트 스킬 : 인성, 개방성, 태도, 가치관 등을 살핀다. 특별히 뛰어난 점을 가려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튀는 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모난 말,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 가지 키워드는 심어주는 게 좋다.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라든지, 재미있는 사람이라든지, 경청하는 사람이라든지 등등. 나에 대해 면접관이 기억해 주길 바라는 소프트 스킬 한 가지를 심어주도록 한다. 막연히 '괜찮더라'로는 부족하다. 무언가 기억에 남아야 한다.
3) 리더십 :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이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지, 비전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팀워크와 협업의 역량이 있는지를 주로 본다. 구체적인 사례로 자신의 의견을 증명할 수 있도록 리더십에 관련한 실제 사례를 준비하도록 한다.
3. 좋은 기억을 남길 것
인지 심리학 거장 '피크 엔드 룰'은 면접에서도 적용되는 중요한 이론이다. 사람의 인식과 평가는 실제 경험의 총량과 관계없이 무엇을 기억하느냐에 달렸고, 이 기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게 기억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면접의 마지막 5분이 제일 중요하다. 마지막 엔딩을 좋은 기운 뿜뿜, 긍정 에너지 팍, '아멘' 소리 절로 나오는 신뢰감으로 장식해야 한다.
4. 놓치기 싫어지도록 할 것
지원자에 대해 100프로 확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확신에 도장을 찍어 주는 게 있으니, 바로 나를 탐내는 다른 회사가 있는 경우다. 마치 '매진 임박'으로 심장 뛰게 하는 홈쇼핑 상술처럼 말이다. 따라서 구직할 때는 여러 회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입사할 마음이 없는 회사여도 상관없다. 그저 내가 수많은 구매자가 탐내는 좋은 물건임을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어느 한 곳에서 배운 걸 다른 회사에서 활용하기도 하고, 면접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실수를 줄일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내가 '을'이 아닌 '갑'이 되어 면접을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면접은 나에 대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나 자신이 나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면접은 면접관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라는 자세다. 내가 스토리의 작가이고, 감독이고, 주인공이다. 행운을 빈다.
*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
- 나만의 스토리가 있는가
요구(Demand)는 필요한 물건이고, 욕구(Desire)는 갖고 싶은 물건이다. 요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은 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성비)의 싸움이다. 어느 물건이 가장 싼 값에 나의 필요를 충족하느냐가 중요한 구매 결정 포인트다. 그래서 요구에 의해 구매되는 제품은 충성도가 낮고 경쟁이 치열하다.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은 가치싸움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사면서 이유를 만들어 낸다.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싶은 욕구가 소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이력서, 포트폴리오, 면접 등 이직 과정 전반에 걸쳐 고민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데 활용할 만한 포인트들이다. 핵심은 기업이 원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 희소가치가 있는가
사람은 고유하고 독특한 것에 가치를 느낀다. 남들도 다하는 뻔한 기술이 나열되어 있거나 해당 분야에서 으레 나올 법한 경력들이 적혀있다면 눈에 띄지 않는다. 나에게만 있는 가치, 나만 할 수 있는 일, 나라서 가능한 일 등을 기업에 내가 필요한 이유가 보여야 한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서 나의 원천 기술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
2. 스토리가 있는가
인간은 사실과 숫자, 방적식보다는 이야기 안에서 생각한다. 이야기는 단순할 수로 좋다. 화려한 스펙으로 빼곡한 이력서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 스펙경쟁은 곧 가성비 경쟁이다. 그래서 나의 커리어를 꿰뚫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일을 해왔다면 그 다양한 일을 엮어 내는 스토리, 이직이 빈번했다면 이직을 엮어 내는 스토리,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의 인생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때 주인공과 조연이 뒤범벅되면 안 된다. 주인공은 내가 가진 희소가치다. 주인공이 명확하고 플롯이 야무져야 그 스토리가 기억에 남는다. 면접할 때는 나의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 하듯이 자연스럽게 전하는 게 좋다. 면접관이 공감하고 맞장구치며 자신의 스토리와 통하는 점을 느낀다면 성공이다. 인간은 이야기로 사고하고 이야기로 기억한다.
3. 진정성이 있는가
희소가치와 스토리가 힘을 가지려면 그것이 진짜여야 한다. 그래서 이력서에 가짜 정보를 넣거나 면접에서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모를 땐 솔직하게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어설프게 아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태도다. 진정성에 세월이 더해지면 깊이가 생긴다. 25년 전, 10년 전, 어제 나를 만난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의 모습이 한결같다면 그건 진짜 중 진짜일 것이다.
4. 가치와 함께할 수 있는가
각 기업은 그 기업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있다. 기업의 가치와 내가 성장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면 이직을 고려해 봐야 한다. 구직자는 지원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잘 이해하고 그 가치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그 가치를 실현하가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설득해야 한다.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스펙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추구하는 바가 같고, 함께 성장할 수 있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채용관은 채용해야만 하는 오만 가지 이유를 만들어 낸다. 물론 역량, 실력, 전문성 등 물론 기본기는 탄탄해야 한다. 하지만 스펙을 쌓는 일은 비교적 단순하다. 부디 가치의 영역으로 들어가길 빈다.
나만의 희소가치, 나만의 스토리, 나의 진정성과 나의 가치를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일에는 깊은 성찰과 수많은 실패와 뼈아픈 깨달음의 시간이 필요하다. 커리어라는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길을 달리는 게 좋다. 그리고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뛰어야 조금 더 힘을 내 힘든 완주의 길을 달릴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완주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생각해 봐야 할 것들
1. 오리지널 소스의 문제는 아닌지
이력서 피드백, 백지에 다시 이력서 써보기, 면접에서 떨어진다면 그 이유를 원점에서부터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2. 기대치가 높은 건 아닌지
첫 직장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 합격 통지를 받은 후에도 구직 활동은 수시로 하는 게 좋다. 직장은 내 인생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 주는 수단일 뿐 내 인생을 영원히 저당 잡힐 곳이 아니다.
3. 답을 미리 정해 놓은 건 아닌지
성공률을 높이려면 공을 던져야 하고, 특히 여러 공을 한꺼번에 던져야 한다. 인생에 완벽히 준비되는 시점은 없다. 내가 적합한지 아닌지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4. 기회를 넓힐 것
코로나 사태로 기업들은 인력을 감축하고 채용을 동결하는 분위기다. 그러니,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면 그 관문을 뚫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만큼 어렵다. 이럴 땐 채용담당자와 기업을 유인하는 작전을 같이 쓰는 게 좋다. 예로 들면, 1인 에이전시가 되어 월간 프로젝트를 인터넷에 꾸준히 올리는 방법이다.
미디엄(medium.com), 브런치(brunch.co.kr), 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등 좋다. "내가 만약 리뉴얼 한다면"이라는 콘셉트로 아이디어를 올리는 것이다.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문제 분석 능력, 스토리텔링 능력, 설득능력 등 잘 보이도록 구성한다. "내가 만약 애플 SIRI를 다시 디자인한다면" 글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현재 이분은 애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도움은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일은 저지르고 수습하는 것이지, 수습 준비를 마치고 저지르는 게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꾸준함'이다. 꾸준히 매달 올리고 점점 보는 사람이 늘고 댓글이 달린다. 운이 좋으면 채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1년을 지속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스토리가 생길 것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걸 정말 좋아한다는 뜻이고, 자기 관리가 된다는 뜻이고 성실하다는 뜻이다.
5. 작은 성취감
열심히 하는 데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는 잠깐만 멈추고 숨을 고르자.
1) 내 손에 쥐고 있는 게 영양가가 있는지 살핀다
2) 나의 발이 땅에 닿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한다.
3) 답정너식 구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4) 내가 채용 시장에 노출될 기회를 충분히 넓히고 있는지 확인한다.
5) 작은 성취감으로 행복을 느낄 장치들이 내 인생에 장착되어 있는지 따져 본다.
* 나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
- 무엇이든 1년만 꾸준히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남에게 설명해 보는 것이다. 2-3년 주기로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고 강연하는 것으로 다지는 방법을 강력히 추천한다. 커리어 다지는 강연 팁, 실행하는 팁을 공유한다.
1. 대학강연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 학교 홈페이지 들어가 교수님들에게 연락을 한다. 준비가 되는 시점은 없다. 실행을 위해서는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것이지, 수습하고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일을 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개적으로 소문내길 권한다. 설익은 상태에서 소문을 내면, 아차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예정된 날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그 경험으로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2. 콘퍼런스 발표
"회사에 목숨 걸지 말아라", 회사가 나를 언제든 버릴 수 있듯이, 나 또한 언제든 회사를 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그래서 10-20%의 노력을 들여 회사 밖에도 내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콘퍼런스나 하괴에 발표자로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유튜브 활용
딱 1년만 유튜브에 일주일에 영상 한 편씩을 올려 보자. 길지 않아도 된다. 5분 / 10분이면 충분하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 돈을 벌거나 구독자를 늘릴 기대도 할 필요 없다. 그렇게 딱 1년만 해 보길 권한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뭐든 1년 이상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고 채용하고 싶어 진다.
* 책을 읽고 현실에서 실천해 볼 것 들 :
2023.04.19 - [Who am I] -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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